홀라크라시(Holacracy)는 여러가지 자율경영의 형태 중 가장 최신의 것이다.

홀라크라시라는 용어는 헝가리계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였던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의 1967년 소설 <The Ghost in the Machine>에서 쓰인 용어 홀라키

(Holarchy)에서 빌려온 것이다.

홀라키는 어떤 조직이 독자적이고 완결적이면서 동시에 더 큰 조직의 하위조직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세포가 모여 조직을, 조직이 모여 기관을, 기관이 모여

하나의 개체를 이루는 동물체의 구성단계를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경영컨설턴트 브라이언 로버트슨(Brian Robertson) 등은 이 개념을 원용

하여 기업 및 사회 조직의 운영원리로서의 홀라크라시 개념을 정립했다.

전통적인 위계조직은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택하는 운영체계이다.  전통

적인 위계조직은 아래의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조직간의 벽으로 인한 비효율이다.

하위 조직들은 자원과 보상을 두고 상호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협업이 어렵다.

둘째, 환경변화에 대한 더딘 대응이다.

여러 단계의 분석과 검토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변화대응이 느리다.

셋째, 고비용 구조이다.

다 계층의 관리자 인건비와 관리자간 업무중복에 고비용이 소요된다.

넷째, 몰입과 혁신의 저하이다.

실질적 업무는 본인이 하지만 의사결정 권한이 없고, 보상은 상사가 가져 간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을 한낱 부품처럼 느낀다.

조직운영의 원리로서 홀라크라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분산공유된 책임과 권한이다.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의사결정도 함으로써 책임과 권한이 조직전체에 골고루

분산되어 민첩한 실행이 가능하고, 능력과 역할에 따라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도

있다.

둘째, 역할에 따른 위계이다.

직책이 아니라 일의 내용(역할)에 따라 위계가 형성되어 상사에게 충성하지 않고

모든 역할들의 상위개념인 조직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셋째, 체계화된 관리이다.

자발적으로 모이고 고유의 목적을 가지며 역할과 관련된 책임/권한 분배 등 제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넷째, 높은 투명성이다.

관리원칙과 의사결정 사항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조직정치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홀라크라시에서는 직원들이 합의하여 명문화된 역할이 관리자의 지시와 의사결정

을 대신한다. 하지만 미국 스탠퍼드대와 코넬대의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상기 장점

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문제가 많은 전통적 위계

조직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충분한 준비 없이 홀라크라시로 전환한다면 직원들은 혼란을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홀라크라시를 전면 도입한 2015년 한 해 자포스의 이직률은 30%에 달했고, 직원

상당수가 “어떻게 업무를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홀라크라시로의 전환이 가져오는 또 다른 문제는 직원들의 혼란외에도 직원들의

동기부여 문제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직책이나 승진같은 지위에 대한

욕구가 크다.

자율경영 조직 또는 홀라크라시 도입의 판단을 위해 신뢰성(전통적 위계조직)과

적응성(자율경영 조직)이라는 기준을 제공하는데, 이 개념은 경영전략 분야의 ‘양손

잡이 조직’이론에서 빌려온 것으로 보인다.

‘양손잡이 조직’은 스탠퍼드대의 제임스 마치(James March)교수가 제시한 ‘활용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 신뢰성)과 탐험(새로운 지식의

추구 / 적응성)의 균형을 잘 찾은 조직’을 말한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자율경영 조직을 적용하는 것은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

회사, 영리기업 보다는 비영리 기관, 굴뚝산업형 제조업 보다는 지식기반 서비스업,

복잡한 비즈니스모델 보다는 단순한 비즈니스모델에 더 쉬울 것이다.

문화적 측면에서 볼 때, 일만큼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시하는 한국 사람들의 조직에

는 홀라크라시를 도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세대간 측면에서 볼 때, 일 자체, 수평적 문화, 일과 생활의 균형 등을 더 중시하는

밀레니엄 세대로 구성된 회사에 적용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

또한 홀라크라시와 같이 전면적인 조직혁신이 아니라 특정 조직에만 부분 적용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실정에 맞는 대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분 적용시 조직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전통적 위계조직

자체에도 수평적 조직문화를 드라이브하는 노력이 병행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경영방식이다.   

구글은 직원 수와 벌이는 사업, 매출규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다. 홀라크라시를 도입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